2022년 11월 5일(토)-6일(일)
오후 7시 
문화비축기지 T4

안무가 송송희의 소개글 

철창살과 한 몸이 되어 사는 나무, 보도블럭 틈새를 비집고 살아가는 식물들. 인간이 구조화하고 건축해놓은 것들 사이에 그것에 순응하거나 불응하며 살아가는 바깥 거주자들이 있다. 거주는 살아가는 것 그 자체이자, 존재하는 방식이다. 어떤 대상과 끊임없이 관계하고 변형을 통해 영역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그 안에 들어있다. 저마다 다른 환경들을 머물고 지나가면서, 몸은 공간의 한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극복하거나 적응해나간다. '식물의 거주 방식'을 참조점으로 우리의 몸을 재료삼아 공간을 짓는다면, 우리의 몸이 보여줄 수 있는 거주의 장면들은 무엇일까?

'집은 돌아오는 곳이다'

이 작업은 집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하여, 공간과 거주에 대한 고민이 사회적인 것과 만나는 지점을 탐구한다. 가장 안전한 곳으로서의 집은 머물러야 하는 곳이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이동해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집'이라는 개념으로 묶이지만, 그것을 짊어지고 옮겨다녀야 하는 우리에게 집은 정주와 유목의 개념이 중첩되는 공간이다. 물리적 환경과 조건이 저마다 다른 공간들 안에서 '거주자'인 몸은 공간을 각각 다르게 조직하고 그것을 바깥과 연결시킨다. 가장 개인적인 공간은 필연적으로 사회와 연결되어 드러나게 마련이므로, 여기에 '장소의 몸'들을 불러내고자 한다.
공간의 조건들은 거주의 모양을 어떻게 빚어내는가? 이주가 곧 거주가 되어버린 몸이 뿌리박힌 나무들과 중첩되었을 때, 거기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적응의 규칙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주는가? 적응이 빚어지는 과정은 곧 생존과 존재의 방식이기도 하다. 머무름 안에서 드러나는 적응의 형태들, 그 오랜 시간의 운동성을 들여다보면 몸이 공간들 사이에서 어떻게 길항하는지, 또 어떻게 하나의 '공간'이 되어가는지 포착해낼 수 있다. 사람과 식물의 방식을 넘나들며 떠오르는 몸, 그 '공간의 몸'을 열어본다.

트레일러

촬영편집 | 박수환

소나무계집

송송희

송송희는 자연과 사람이 빚는 현상 그 사이에서 관계성을 발견하는 것에 흥미를 가지며,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지속되는 운동성과 시간성의 집요함에 집중한다. 몸을 매개로 공간과 시간성을 연결하고, 그 관계들 안에서 발견되는 사유 방식을 통해 예술이 사회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지 방향을 찾아가는 중이다. 
안무 작업으로는 <In N Out(2013)>, <숙자(2015)>, <구멍(2018)>, <자연스럽게(2019-2021)>, <방문객(2021)>이 있으며, <자연스럽게(2020)>, <:cobalt:(2021)> 필름작업을 제작, 안무와 필름 작업의 교차를 통해 주변, 사회를 깊이 인식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